걷는 사람 후기 #22
걷는 사람 - 하정우 / 문학동네
배우, 감독, 화가? 인간 하정우의 모습이 다양하게 드러난다.
뭐든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하는 하정우의 에세이다.
전작 '하정우 느낌있다' 이책을 명동 씨네 라이브러리에서 잠깐 읽었었다.
그때는 약간 허세와 자만이 느껴졌었다. 제목부터
하지만 걷는 사람 이책은 진솔하다.
하정우는 웬만한 곳은 걸어다닌다.
그렇지않은 길도 만들어서 걸어다닌는 듯하다.
10대부터 20대초반까지 홍대에서 술을 마시고 친구랑 밤새 걸어서 집에 갔다.
택시비로 술을 더마셨다그래서.
부천에 살지만 부천역에서 술을 먹고도 많이 걸어갔다.
그때는 몸이 재산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두발로 열심히 걸었던거 같다.
10대때의 연애는 돈이없어서 걸었고 무조건 야외였다.
남영역에서 밤새 집으로 걸어가기도 했다.
새벽에 도로는 너무나 무섭다. 술먹고 걸으니까 죽을수도 있을꺼같고
건다보면 술도 다깨버린다. 아까워라.
요즘은 일이 피곤하기도 하고 굳이 걷지않았던거 같다.
걷기는 운동이 된다는 생각도 안들었고
미세먼지도 심하고 걷는 것은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큰 흥미는 없었지만 아빠가 하루에 두시간 씩 동네 공원을 걷고 오시기때문에
이책이 궁금하다고 하셨다.
읽으면서 걷기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하정우는 걷기를 습관처럼 우리의 의식주처럼 생각하는 듯하다.
휴식이 걷기다. 휴식하면 방에 누워있거나 자는걸 생각하지만
그럴수록 침대밖으로 나와야 된다고 말한다.
감정이 나의 귀찮음이 내머리속을 지배하고 그럴수록 나는 더더욱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동의했다. 운동을 하면 개운해지고 고민거리가 조금 사라진다.
휴식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했다.
하정우는 하화이에서 걷기를 좋아하고
본인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일상도 이야기해준다.
잠깐 생각했다. 최근에 하정우가 화곡동에 스타벅스 건물을 매입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 이책을 읽고 있었다. 음식도 만들어 먹고 여행도 다니고
너는 돈이 많아서 너를 다스릴 시간이 많구나.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가만있지 못하는 재능이 있습니다. 의 부분을 읽고 공감했다.
나도 조금 비슷하다. 빨빨거리면서 뭔가 해야하고 움직여야하고
새로운거 하고 뭐하나 꾸준히 진득하게 오래하지못하는 부분이.
하정우도 보면 이것저서 배우도 하고 감독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등등
걷기모임에 독서모임도 한다고한다.
영화를 찍으니 시나리오도 본인이 쓸것이고
결과물이 나왔고 결과는 어쩌던가 두려워하지않고 계속 도전하는 게 멋있다고 생각한다.
슬럼프선생님도 좋았다.
슬럼프는 어쨌든 계속 찾아올것이다.
슬럼프를 대하는 자세와 흔들리면서 거기서 얻는 교훈들.
우리는 실패도 실수도 하지않으려고 한다.
왜냐면 괴롭기 때문이다.
하정우가 여기까지 온 정신과 노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거기서 안주하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
인간은 티베트어로 걷는 존재,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라는 뜻이란다.
튼튼한 두다리가 있으니 한발 한발 걸어나가면 될것이다.
미세먼지가 가시면 뜨거운 여름이 오면 사람도 구경하면서
물속이 아니라 육지도 좀 걸어다녀야 겠다.
힘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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